중고차 침수 확인, 번호판만 보면 되는 줄 아셨나요?
중고차를 살 때 침수 여부는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항목이다. 침수차는 시간이 지나며 부식이나 전기장치 이상이 나타나기 쉽고, 외관상 큰 문제가 없어 보이더라도 내부 손상이 심각할 수 있다.
일부 운전자는 번호판만 보고 차량이 침수차인지 판단하려 한다. 실제로 침수 피해가 집중된 지역의 번호판을 달고 있다면 의심해볼 여지는 있다. 그러나 번호판은 이전 등록이나 재발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침수 여부를 판단하는 건 불충분하다.
침수차를 확인하려면 차량 외관보다는 내부를 확인해야 한다. 안전벨트를 끝까지 당겨 변색이나 물때 흔적이 있는지 살펴보고, 시트 밑 레일이나 브레이크 페달 주변에 녹이 슬지 않았는지 보는 것이 기본이다. 트렁크 바닥 매트를 들어보면 진흙이나 곰팡이 흔적이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 문 틈 고무 몰딩이나 도어 하단 몰딩 틈에 끼인 모래나 먼지도 참고가 된다. 하지만 이런 육안 점검은 클리닝이나 부품 교체가 된 차량에서는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보다 근본적인 확인은 보험 이력에서 시작해야 한다. 차량이 보험을 통해 침수 피해 수리를 받은 적이 있다면, 대부분 기록이 남는다. 보험개발원이 운영하는 '카히스토리'에서는 차량번호만으로 무료 침수 이력 조회가 가능하다. 국토교통부의 '자동차365'에서도 매매용 자동차 검색을 통해 침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중고차 구매 시에는 반드시 정식 등록된 자동차매매사업자를 통해 거래해야 한다. 개인 직거래는 차량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렵다. 정식 딜러 여부는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홈페이지에서 검색하거나, 현장에서 종사원증과 신분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딜러와 거래할 경우, 성능점검기록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그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침수 사실이 밝혀지면 환불한다'는 특약사항을 계약서에 기재하면 사후 분쟁 예방에 유리하다. 성능점검기록이 존재하는 경우, 대부분 성능보증보험이 가입되어 있으므로 자료의 신뢰도도 높다.
또한 전 소유자가 자차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는지도 참고가 된다. 사고 발생 시 보험처리를 하면 이력이 남기 때문에, 자차 담보 가입 차량은 상대적으로 기록이 명확하다.
침수차는 사고차보다 위험하다고 평가된다. 겉으로 드러난 문제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발생하는 전자장치 이상이나 녹으로 인해 예기치 못한 수리비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확인을 소홀히 하면 차량 가격보다 더 많은 수리비가 들 수도 있다.
중고차 침수 여부는 겉으로 보이는 흔적만으로 확인할 수 없다. 보험 이력 확인, 딜러 자격 검증, 성능점검기록부 확보까지, 절차를 건너뛰지 않고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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