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화재 뉴스가 더 이상 남 일이 아닌 이유

차량 화재는 드물게 발생하는 예외적 사고처럼 느껴지기 쉽다. 뉴스에 등장하는 장면도 대부분 남의 일처럼 소비된다. 하지만 최근 3년간 차량 화재가 전국에서 1만 건 넘게 발생했고, 이로 인한 사망자만 79명에 이른다. 숫자만 봐도 결코 드문 일이 아니다. 상황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고, 무관심 속에서 피해가 커지는 구조다.

자동차에 불이 나고 있다

화재 원인은 단순하지 않다. 기계적 요인과 전기적 결함, 정비 불량, 운전자 과실까지 모두 원인이 될 수 있다. 가장 흔한 발화 요인은 엔진 과열과 배선 손상이다. 오일이나 냉각수가 부족한 상태로 장시간 주행하면 엔진은 쉽게 고온에 도달한다. 냉각팬이나 온도센서가 정상 작동하지 않으면 이 상황은 더 빨라진다. 여기에 오래된 배선이 마모되거나 접촉 불량으로 단락이 생기면, 고온의 엔진룸에서 작은 불꽃도 화재로 이어진다.

화재는 대부분 운행 중 발생한다. 전체 차량 화재의 약 48.9%가 도로 위에서 발생했고, 고속도로와 터널 내 사고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터널 내 화재는 대피가 어렵고 연기 배출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특히 위험하다. 실제 사례에서도 정차하지 않고 운행을 지속한 것이 피해를 키운 경우가 많았다. 경고등이 뜨거나 연기, 냄새, 이상 진동이 느껴진다면 바로 갓길에 정차하고 시동을 끄는 것이 최우선이다.

차량내 보관 중이던 캠핑용 가스통이 터져 폭발함

차량 내부 물건도 위험 요인이 된다. 캠핑용 가스통, 손소독제, 라이터 등 인화성 물질을 트렁크나 실내에 두는 습관은 화재 확률을 높이는 원인이다. 지난 4월 부산에서는 트렁크 내 캠핑용 LP가스통에서 가스가 새어나온 뒤 담뱃불에 착화돼 차량 전체가 불탄 사고가 있었다. 가스를 실은 채로 차량 내부를 밀폐시키고 운전하는 행위는 폭발로 직결될 수 있다.

전기차 화재 역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전기차는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기 때문에, 배터리 셀 손상이나 관리 소홀 시 자체 발열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충격 후 이상 징후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경미한 접촉사고 이후에도 고전압 계통 점검이 필요하다. 실화재 진압이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일반 차량보다 더 엄격한 사후 관리가 요구된다.

차량용 소화기가 차에 장착되어 있음

차량용 소화기 비치는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니다. 2024년 12월부터 5인승 이상 승용차에 소화기 비치가 의무화되며, 정차 후 초기 진화가 가능한지 여부는 피해 규모를 가르는 핵심 요소다. 대피가 어렵거나 외부 구조가 지연될 경우, 소화기의 유무는 생명과 직결될 수 있다.

차량 화재는 갑자기 발생하지 않는다. 정비 불량, 노후 부품, 습관적 관리 소홀 등 여러 작은 방치가 쌓여 터지는 결과다. 특히 냉각수, 엔진오일, 배선 상태, 가연성 물질 비치 여부는 정기적으로 점검할 항목이다. 전기 부가장치나 튜닝 장비를 추가한 경우, 퓨즈나 릴레이 설치가 누락된 전선은 짧은 시간 내 화재를 유발할 수 있다.

차량은 기계이자 에너지원이다. 발화 조건을 가진 연료와 열, 전기 에너지가 함께 작동하는 구조 안에 운전자는 앉아 있다. 그런 만큼, ‘설마’라는 생각보다는 ‘혹시’라는 전제로 관리해야 한다. 화재 뉴스가 낯설게 느껴지는 동안에도, 어딘가에선 누군가가 그 사고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수입차 타는 사람이 가장 자주 놓치는 고질적 결함

주차 후 바닥에 기름 자국이 남는 원인은 이것 때문입니다.

차 안에서 담배 피웠는데 벌금 나왔습니다. 진짜 불법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