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에어컨에서 나는 냄새, 이렇게 하면 없어집니다.
여름철 운전 중 에어컨을 켰을 때 쉰내가 난다면, 필터를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 악취의 원인은 대부분 필터가 아니라 에바포레이터다. 필터는 공기 중 먼지나 꽃가루를 걸러주는 소모품일 뿐, 냄새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지는 못한다.
에바포레이터는 찬 공기를 만드는 장치다. 외부 공기 중 수분이 냉각판에 맺히고, 여기에 먼지와 유기물질이 함께 쌓이면 곰팡이나 세균이 자라기 쉬운 구조다. 이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에어컨을 사용하면 퀴퀴한 냄새가 에어벤트를 통해 실내로 퍼진다.
필터는 교체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냄새가 계속된다면, 에바포레이터 청소가 필요하다. 통상 ‘에바 클리닝’이라고 불리는 작업으로, 약제를 분사해 내부 세균과 곰팡이를 제거한다. 일반 정비소에서는 10만 원 전후의 비용으로 가능하며, 작업 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다. 셀프 클리닝 제품도 있지만, 오히려 블로워 팬이나 센서를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정비 이전에 확인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에어컨을 작동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송풍만 켜고, 냄새가 나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냄새가 그대로라면 에바포레이터 내부 문제가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반면 송풍만 켤 때는 냄새가 없고, 에어컨을 켤 때만 냄새가 난다면 응축수 배출이나 수분 건조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에어컨 사용 습관이 중요하다. 목적지 도착 5~10분 전에 A/C 버튼을 끄고 송풍 모드로 전환하면, 내부에 남은 습기를 말릴 수 있다. 이 습관만으로도 곰팡이 번식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최근 출시 차량에는 시동을 꺼도 자동으로 송풍을 작동시켜 주는 애프터 블로우 기능이 포함되기도 한다. 구형 차량은 별도 장치를 장착할 수 있다.
히터를 활용한 냄새 제거 방법도 있다. 실내 순환 모드로 전환한 뒤 히터를 최고 온도로 5~10분 틀어 내부 고온으로 곰팡이 성장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 방법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필터는 어디까지나 1차적인 차단 도구다. 교체 주기는 통상 6개월 또는 1만 km다. 교체를 게을리하면 오염된 필터가 악취를 유발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필터 교체만으로 냄새가 잡히지 않는다면 그때는 구조 내부를 의심해야 한다.
차량 내 악취는 불쾌함을 넘어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곰팡이 포자나 세균이 장기간 노출될 경우 호흡기 질환이나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터 교체는 기본이다. 하지만 냄새가 계속된다면 다음 점검 대상은 필터가 아닌 에바포레이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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